고래의 꿈

삶은 변덕스럽고 투박하게 우리들에게 다가오지만, 그 속에서 ‘완벽’을 찾기 보다는 ‘자연스러움’을 따라야 함을 점점 느낀다.

때론 철저한 신중함보다 적당한 자유로움이 삶의 알맞은 해결책이 되는 것처럼, 나의 불현듯 떠오르는 고래에 대한 이미지와 너무나 일반적인 나의 일상이 한데 뒤섞여 새로운 상상력을 자연스레 재구성해 놓은 것 같다.

언젠가 본 고래가 나의 머리로, 나의 가슴으로 그리고 나의 캔버스에 스며들고 있다는 걸 느꼈을 즈음엔 어느덧 고래는 나에게 있어 가장 경이로운 생명체로 각인이 되어 있었다.

인간이 거주하는 영역으로의 집과 활동하는 영역으로의 공간에 비해 끝없이 넓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고래야말로 이 세상 그 어떤 생명체보다 더 자유로울 것이기에 나 자신을 한없이 부족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고래와 나를 포함한 인간의 연결고리를 화폭에 담아보고 싶은 꿈을 오늘도 꾼다.

작가노트